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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시 후 98%는 실망할 것입니다.

출처 : THE TECH BLOCK

 

6개월을 개발한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였습니다.
고객 인터뷰,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까지 제시하며 야심차게 공개했는데,
정작 회원 가입만하고 몇 번 클릭하다가 이탈하는 고객이 대다수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경쟁 서비스는 A,B,C,D,E 기능이 모두 있는데,
우리는 A,B,C 기능 밖에 없어서 가입만하고 이용하지 않는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D,E 기능을 개발하면, 고객이 더 많이 사용하지 않을까요? 



서비스 출시 직후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요?

 

2013년에는 우리와 같이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한달에 5,400만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슬랙 입니다.

 

2024년, 슬랙의 MAU(월간 활성사용자)는 5천4백만명을 넘었습니다. 주간 리텐션은 무료 사용자 90% 이상, 유료 사용자는 98% 이상입니다. 이렇게 탄탄한 사용자 베이스로, 2021년 슬랙은 세일즈 포스에 약 35조원 가치로 인수됐습니다.

  

슬랙도 출시 직후 기대 이하였다.

 

슬랙의 출시 당시, 시장에는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SaaS가 존재했습니다. 쟁쟁한 경쟁서비스로 2010년에 아틀라시안이 만든 HipChat, 37signals 에서 2006년에 출시한 Campfire가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슬랙 팀은 핵심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13년 8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출시 직후 수 많은 사용자가 가입 후 몇 번 다시 로그인하다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슬랙 팀은 기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던 “이메일"과 다른 협업툴과의 차별성을 가졌다고 자부했습니다만, 출시 직후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아직" 고객의 반응이 없는 이유가 슬랙의 핵심가설이 헛다리를 짚은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출시 직후 기대 만큼의 고객 반응이 나오지 않자, 슬랙 팀내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신규 기능을 개발해보자, 마케팅을 집중해보자는 등의 솔루션 위주의 의견들이었습니다. 

 

슬랙의 초기 멤버라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시겠습니까? 초기 고객에게 출시한 기능이 적절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니, 다른 신규 기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다른 시도를 하시겠습니까? 

 

슬랙 팀의 선택은 후자였습니다. 대표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집중해야 할 것은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팀원 모두를 여기에 집중시켰습니다.

 

이후 슬랙 팀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들이 가입 후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얼마나 자주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어떤 시점에 이탈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첫 주안에 핵심 행동을 완료한 사용자는 가치를 빠르게 인식하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첫 주"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슬랙 팀은 첫 일주일을 사용자가 슬랙의 가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골든 타임"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조직 전체에 골든 타임안에 핵심 행동을 모두 완료시킨다는 골든 룰을 전파했습니다.

 

슬랙 팀은 이 결론에 따라 첫 주에 중요 행동을 완료하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전략을 고안했습니다.

사용자 온보딩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슬랙봇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첫 주 안에 활동이 발생하지 않거나, 주요 행동을 완료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리마인더 메시지를 보내 행동을 독려했습니다.

 

이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첫 주안에 핵심 행동을 완료한 사용자는 더 오랜 기간 슬랙을 사용했으며, 리텐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PMF를 찾고 그로스의 동력을 얻게 됩니다.

 

문제 본질 파고 들기

 

슬랙팀의 선택이 공개된 지금, 슬랙 팀이 선택한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기"라는 후자의 선택을 보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되는 것 아니야?"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13년 8월 슬랙 출시 당시에는 어둠 속에서 손을 짚어가며 문제의 원인을 찾아나가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석과 실험, 실패로 얼룩진 시간을 버텨내야 했습니다. 무려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골든 룰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팀의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팀원 누구나가 끄덕일만한 근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의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 내야 했습니다.

 

1) 어디까지 핵심 기능이라고 봐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핵심 행동 3가지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첫번째 메시지 보내기
  • 채널 생성 및 팀원 초대하기
  • 타 애플리케이션 연동하기 

이 핵심 행동을 발견하기 까지도 여러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각 기능의 목적과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를 정의했습니다. 

1) 첫 메시지 전송은 사용자가 슬랙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기능하게 하는 필수 요소 였습니다.

2) 채널 생성은 팀이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구조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었고, 

3) 타사 애플리케이션 연동은 슬랙을 커뮤니케이션의 허브로 자리잡게 하는 중요한 기능이었습니다.

 

그다음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서비스에 남는 사용자의 첫주 안에 완료하는 공통 행동에 주목했습니다. 이로부터 위 1)2)3)을 핵심 행동이라는 가설을 설정했습니다.

 

더불어 초기 사용자들의 피드백도 수집했습니다. 실제 어떤 기능을 가장 유용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기능 때문에 슬랙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는지를 질문했습니다. 이 정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A/B테스트에서 볼 수 없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A/B테스트로 그 가설의 유효성을 검증했습니다. 슬랙팀은 다양한 기능을 중심으로 여러 그룹을 나누어 A/B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 한 그룹은 채널 생성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다른 그룹은 파일 공유 기능을 사용하도록 유도한 뒤, 이들 그룹의 리텐션율을 비교했습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사용할 때 슬랙의 가치를 더 잘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지를 파악했습니다. 

 

2) 첫 일주일이라는 변수 vs 특정 행동을 완료했다는 변수

 

기간에 상관 없이 특정 행동을 한 사용자는 지속 사용하는 것인지, 반드시 일주일 안에 특정 행동을 유도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했습니다.

 

A/B 테스트를 통해 검증했는데요. 일부 사용자 그룹에게는 가입 후 첫 주 안에 1)2)3)을 모두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제공했고, 다른 그룹에는 유도하지 않았습니다. 실험 결과 첫 주안에 특정행동이 모두 유도된 사용자의 리텐션이 다른 그룹보다 매우 높았습니다.

 

3) 일주일 vs 3일, 5일, 14일

 

특정 행동을 첫 주 안에 유도하느냐, 3일, 5일, 14일 안에 유도하느냐 중 어떤 기간이 사용자 리텐션을 극대화하는 것에 가장 유효할지를 알아보는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3일: 사용자가 너무 빠르게 슬랙의 기능을 체험해야 하는 압박을 느껴, 오히려 혼란스럽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사용자들은 슬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이탈했습니다.

 

5일: 5일 기간은 다소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으나, 사용자가 슬랙의 모든 기능을 충분히 체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이 일상적인 업무 사이에서 슬랙을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7일(일주일):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사용자들이 슬랙의 주요 기능을 체험하고, 이를 일상적인 업무에 통합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사용자는 채널을 생성하고 팀원들과의 소통을 시작하며, 타사 도구와 슬랙을 연동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7일 안에 이러한 행동을 완료한 사용자들은 이후에도 슬랙을 계속 사용하게 될 확률이 높았으며, 리텐션율이 다른 기간에 비해 현저히 높았습니다.

 

14일: 14일이라는 기간은 사용자에게 너무 많은 여유를 주었고, 오히려 슬랙의 기능을 탐색하는 데 지연이 발생했습니다. 사용자가 슬랙을 제대로 경험하기 전에 흥미를 잃거나,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번외 : 일주일이 중요한 이유

 

1️⃣ 사용자의 적응도: 일주일은 새로운 도구에 적응하고, 이를 일상 업무에 통합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면서도, 사용자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기간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용자는 일주일 안에 슬랙의 주요 기능을 경험하면서, 슬랙이 자신의 업무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2️⃣ 업무 주기와의 관계: 대부분의 사용자는 주 단위로 업무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주일 동안 슬랙을 충분히 경험하고 이를 업무에 통합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적용 해보기

제품 출시 후 기대 만큼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여기가 비가역적인 선택의 갈림길입니다. 조직이 문제에 당면할 때,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정하는 첫 라운드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굳어진 문화는 돌이키려면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지금 만든 기능을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일거야, 그러니 마케팅에 집중해보자.", "가입하고 나가는 이유는 경쟁 서비스보다 기능이 부족해서 일거야, 그러니 신규 기능을 만들어보자."라고 얘기합니다. 결론을 내고 바로 실행하기 보다, "왜 그런 결론이 나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검증해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추정일 뿐이죠.

 

또 다른 길은 슬랙이 그랬듯, 1) 문제를 쪼개고, 2) 쪼개진 문제에서 원인을 추정하고 3) 추정된 원인이 정말 맞는지 살피는 시간을 가진 후 솔루션을 내는 것입니다. 후자의 길은 어렵고, 고통스럽습니다. 답을 발견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실행을 했지만 끝내 우리의 핵심 가설이 틀렸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매우 다행입니다. 몇 년의 시간을 날리기 전에 핵심 가설을 바꿀 수 있게 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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