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팀이 무너진 건, 실력이 아니라 ‘TRM 조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금술은 서로 다른 원소들을 조합해 귀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혜의 기술입니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각 원소의 특성을 이해하고, 온도와 순서, 비율을 정밀하게 조율해야
무가치해 보이던 것들이 황금처럼 빛나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핵심 도구가 바로 TRM(Task-Relevant Maturity), 즉 업무관련 성숙도입니다.
리더십의 핵심 TRM
TRM은 인텔 CEO 앤디 그로브가 『High Output Management』에서 소개한 개념으로,
사람이 특정 업무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같은 사람이라도 업무에 따라 TRM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 리더라도 신사업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TRM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누가 일을 맡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지금 이 업무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를 묻는 사고 전환이 필요합니다.
결국 리더십은 직급이 아니라, ‘사람과 일의 조합’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조율의 기술,
연금술처럼 말이죠.
조직의 일하는 방식은 TRM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일을 어떻게 분배하고, 어떤 방식으로 리딩할지는 리더와 팀원의 TRM 조합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 리더의 TRM이 높고, 팀원이 낮을 때는 → 방향 제시와 코칭 중심
- 리더의 TRM이 낮고, 팀원이 높을 때는 → 신뢰 기반 위임과 전략적 질문 중심
- 둘 다 TRM이 낮다면 → 학습 중심의 실험 구조와 컨설턴트 등의 외부 자원 활용
- 둘 다 TRM이 높다면 → 협업형 자율 구조로 빠르게 실행 가능
TRM은 직급이 아니라 ‘업무별 역량과 태도’에 기반해 평가되어야 하며,
조직은 이 조합을 인식하고 설계할 때 가장 유연하고 강력한 실행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TRM 조합을 무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TRM 조합을 고려하지 않으면, 리더십은 쉽게 수렁에 빠집니다.
팀원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만 주어지면 방향 상실과 혼란이 생기고,
반대로 준비된 팀원에게 과도한 통제를 하면 동기 저하와 이직 욕구가 쌓이게 됩니다.
더 심각한 경우, 리더 본인조차 TRM이 낮은 업무에 대해 통제하려 들면, 판단 오류와 신뢰 붕괴가 일어나 조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TRM을 무시하면 성과를 달성하기는 커녕, 실패, 불신, 책임회피하는 조직이 되어버립니다.
조율을 위한 리더의 체크리스트
TRM을 판단하기 위한 세 가지 질문을 기억하세요.
이는 리더도, 팀원도, ‘이 업무’에 대해서만큼은 스스로 답해야 할 질문입니다.
- 이와 비슷한 일을 성공적으로 해본 경험이 있는가?
-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겠다는 태도가 있는가?
- 방향 없이도 혼자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Yes’라면 고TRM,
그렇지 않다면 연금술의 열을 줄이고, 더 자주 관찰하고, 더 많이 대화해야 합니다.
연금술처럼, 리더십은 조율의 기술이다
강한 리더란 모든 걸 아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준비되어 있고, 누구에게 무엇을 맡겨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리더십은 정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팀과 이 상황에 맞는 반응식을 찾아내는 연금술입니다.